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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로서 가장 뒤처졌다' — Vibe Coding 다음은 Agentic Engineering

Andrej Karpathy가 Sequoia AI Ascent 2026에서 "vibe coding" 1년을 정리하면서 다음 단계인 agentic engineering의 윤곽을 풀어냈습니다. 작년에는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바닥을 올렸다면, 올해는 잘하는 사람의 천장이 깨지는 중이라는 진단이죠.

Andrej Karpathy는 OpenAI 공동창업자였고, Tesla에서 Autopilot의 비전 시스템을 실제로 굴린 인물입니다. 2024년 AI 교육 스타트업 Eureka Labs를 세웠고, 작년에는 "vibe coding"이라는 말 한마디로 한 시기를 정의했죠. 이 글은 2026년 4월 29일 Sequoia Capital의 AI Ascent 2026 행사에서 Sequoia 파트너 Stephanie Zhan과 진행한 30분짜리 대담을 정리한 것입니다.

"12월에 뭔가 달라졌다" — 코드가 그냥 나왔다

Karpathy는 작년 한 해 동안 Claude Code 같은 agentic 도구를 꾸준히 써 왔다고 합니다. 코드 덩어리는 잘 나왔지만 가끔 손을 봐야 했고, 그게 일상이었죠. 그런데 2025년 12월, 휴가 중에 최신 모델로 다시 작업해 보다가 "마지막으로 코드를 고친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시스템을 더 신뢰하게 됐고, "사이드 프로젝트 폴더가 미친 듯이 차오르는"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가 X(트위터)에 "프로그래머로서 가장 뒤처졌다"고 쓴 게 바로 이 시기죠. 작년에 ChatGPT를 쓰던 감각으로 AI를 평가하던 사람들은 12월 이후로 한 번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그의 권유입니다.

Software 3.0 — 컨텍스트 윈도가 곧 프로그램이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세 단계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Software 1.0은 직접 코드를 쓰는 것, Software 2.0은 데이터셋과 신경망 가중치로 프로그래밍하는 것, Software 3.0은 LLM을 인터프리터로 두고 컨텍스트 윈도에 무엇을 채우느냐로 프로그래밍하는 것입니다.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의 세 단계
Software 1.0
직접 작성한 코드
명시적 규칙으로 동작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명령
결정적 실행
Software 2.0
학습된 가중치
데이터셋·목적함수로 프로그래밍
신경망 아키텍처 설계
가중치가 곧 프로그램
Software 3.0
프롬프트와 컨텍스트
LLM이 컨텍스트를 해석·실행
복사·붙여넣기할 텍스트가 곧 명령
에이전트가 환경에 맞춰 자율 행동

OpenCode 설치를 예로 들죠. 원래 같으면 플랫폼별 분기로 부풀어 오른 bash 스크립트가 했을 일을, 지금은 **"이 텍스트를 에이전트에 복사·붙여넣기 하세요"**가 대신합니다. 에이전트가 사용자 환경을 살피고 알아서 디버깅까지 합니다. "어떤 텍스트를 에이전트에 던질까?" — 이게 새 프로그래밍의 단위라는 거죠.

더 극단적인 예가 그가 만든 MenuGen입니다. 식당 메뉴를 사진 찍으면 항목별로 어떤 음식인지 그림으로 보여 주는 앱인데, OCR과 이미지 생성을 엮어 Vercel에 직접 배포까지 끝낸 뒤에야 깨달은 게 있다고 합니다. Gemini에 메뉴 사진을 던지고 "Nano Banana로 메뉴 위에 그림을 합쳐 줘"라고 한 줄 시키면, 그 결과가 자기 앱의 출력과 거의 같았다는 것이죠. 앱 자체가 사실 존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Software 3.0은 단순히 기존 일을 빠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이전에는 만들 수 없던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게 그의 강조점입니다.

50미터짜리 세차장으로 걸어가라는 모델 — jagged intelligence

Karpathy는 LLM의 능력을 jagged(들쭉날쭉한) 모양으로 그립니다. 같은 모델이 10만 줄 코드를 리팩터링하거나 zero-day 취약점을 찾아내면서, 동시에 "50미터 거리 세차장에 갈 때 차로 갈까 걸어갈까"를 물으면 "가까우니 걸어가라"고 답합니다. 차를 세차하러 가는 맥락은 놓치는 거죠. "state-of-the-art Opus 4.7이 이런 답을 내놓는 게 말이 됩니까" — 그가 강연 중에 던진 말입니다.

이 jaggedness의 뿌리는 그가 보기에 verifiability(검증 가능성)입니다. 전통 컴퓨터는 "코드로 명세할 수 있는 일"을 자동화했다면, LLM은 "검증할 수 있는 일"을 자동화한다는 거죠. 프론티어 랩들이 모델을 훈련할 때 강화학습 환경에 보상을 정의해야 하는데, 보상을 명확히 줄 수 있는 영역(수학·코딩 등)에서만 능력이 솟구칩니다. 검증이 어려운 영역은 그대로 남아 능력이 들쭉날쭉해지는 거죠.

여기에 더해 랩이 무엇에 집중하느냐도 결정적입니다. 그는 GPT-3.5 → GPT-4로 가면서 체스 실력이 갑자기 좋아진 사례를 듭니다. OpenAI 누군가가 사전학습 데이터에 체스를 대량으로 넣은 것뿐인데, 그 영역의 성능이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 우리는 랩이 만든 회로 안에 있을 때만 모델의 비행을 즐길 수 있고, 회로 밖이면 자신만의 RL 환경을 만들거나 직접 파인튜닝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Vibe Coding은 바닥을 올렸고, Agentic Engineering은 천장을 깬다

작년 그가 던진 vibe coding은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게 바닥을 올린 개념입니다. 반대로 올해 그가 정리한 agentic engineering은 결이 다릅니다. 전문 소프트웨어가 지키던 품질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일이고, "vibe coding 때문에 보안 취약점이 생겼다"는 변명은 이 영역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에이전트는 그가 보기에 강력하지만 들쭉날쭉하고 확률적인 도구입니다. 이 도구를 어떻게 조율해 품질을 잃지 않으면서 빨리 갈 것인가 — 그게 agentic engineering의 정의입니다. 예전에는 "10x 엔지니어"라는 표현을 썼다면, 지금은 그 한참 위까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채용도 따라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예전 패러다임처럼 작은 알고리즘 퍼즐을 풀게 하는 면접으론 가려낼 수 없죠. 그가 즉석에서 던진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후보에게 "에이전트용 Twitter 클론을 만들어 봐"라고 큰 프로젝트를 던집니다. 보안까지 챙겨 배포하라 시키고, 면접관이 codex 5.4 high 같은 모델 10개를 풀어서 그 사이트를 깨려고 시도합니다. 깨지지 않아야 합격이죠.

크고 진짜에 가까운 과제로 도구 활용 능력을 보는 것 — 그게 agentic engineer를 가려내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사람은 명세와 미감을 쥔다

에이전트가 잘하는 건 세부의 채움이고, 사람이 쥐어야 하는 건 명세·미감·판단이라는 게 그의 답입니다. 그는 MenuGen에서 직접 겪은 버그 하나를 듭니다. 사용자는 Google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결제는 Stripe로 하는데, 에이전트가 두 계정을 이메일 주소로 자동 매칭하는 코드를 짰다고 합니다. 두 곳에 다른 이메일을 쓰면 결제 금액이 사용자에게 묶이지 않는 거죠. "왜 영구 사용자 ID를 안 쓰고 이메일로 cross-correlate 하느냐 — 이건 사람이 잡아 줘야 할 종류의 일"이라는 게 그의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Plan mode 같은 기능보다 더 넓은 개념을 강조합니다. 에이전트와 함께 상세한 spec과 docs를 먼저 설계하고, 코드 작성은 에이전트가 맡는 식이죠. PyTorch와 NumPy 사이의 keepdims vs keepdim, dim vs axis, reshape vs permute 같은 세부는 그도 이제 외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턴이 잘 기억하는 것들"은 넘기되, 텐서의 view와 storage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같은 근본은 본인이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그가 솔직히 털어놓는 부분도 있죠. 모델이 만든 코드를 가끔 들여다보면 "심장이 멎을" 정도로 부풀어 있고, 복붙이 많고, 어색한 추상이 깔린다고 합니다. nanoGPT 프로젝트를 더 단순하게 줄여 달라고 모델에 계속 시켜 봤지만, "단순화는 모델이 정말로 싫어한다" — 이 영역은 RL 회로 밖이라 잘 안 된다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LLM은 동물이 아니라 유령이다

Karpathy는 LLM을 동물 지능이 아닌 유령(ghost)으로 부릅니다. 진화로 다듬어진 호기심·재미·내적 동기 같은 게 없고, 사전학습이라는 통계 기반 위에 RL을 덧붙여 만들어진 통계적 시뮬레이션 회로라는 거죠. 동물한테처럼 소리 지른다고 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비유에서 그가 뽑아내는 행동 지침은 "이게 어떤 종류의 존재인지"를 제대로 그려야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섯 개의 명백한 처방 같은 건 그도 아직 없다고 합니다. 다만 모델에 늘 건강한 의심을 가지고, 시간을 두고 어떤 회로에 우리가 들어 있는지 더듬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각은 외주 줄 수 있어도, 이해는 외주 줄 수 없다

강연 마지막, "지능이 싸지는 시대에 무엇을 여전히 깊이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최근 X에서 본 한 문장을 꺼냈습니다.

“You can outsource your thinking, but you can't outsource your understanding.”
Andrej KarpathySequoia AI Ascent 2026에서 인용

자신도 결국 무엇을 만들지, 왜 만드는지, 에이전트를 어떻게 지휘할지 결정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데, 그 결정의 한계가 결국 자신의 이해라고 합니다. 에이전트가 아무리 강해져도 좋은 디렉터가 되려면 그 영역을 본인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가 LLM으로 자신만의 위키·지식 베이스를 굴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같은 정보를 다른 각도로 한 번 더 투영해 보면 매번 새로운 통찰이 잡힌다고 합니다.

그는 끝맺으며 농담처럼 덧붙입니다. 몇 년 뒤에 다시 와서, 이해까지 자동화되어 우리가 정말 루프 밖으로 밀려났는지 보고 싶다고요.

참고 자료

이 글은 Sequoia Capital이 공개한 AI Ascent 2026 강연 영상(2026년 4월 29일)을 정리한 것입니다. 원저작권은 발화자 Andrej Karpathy와 Sequoia Capital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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