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스프린트가 시간·일 단위 "볼트"로 바뀌고 사용자 스토리를 AI 가 먼저 씁니다. AWS 가 2025년 7월에 제안하고 2026년 9월 현재 Claude Code·Kiro·Cursor·Copilot 에서 같은 규칙으로 돌아가는 AI-DLC 의 세 단계와 애자일과의 차이, 검증된 주장의 범위를 정리했습니다.
스프린트 계획 회의가 어색해지는 순간
에이전트로 일하다 보면 기존 프로세스가 삐걱대는 대목이 생깁니다. 2주짜리 스프린트를 잡았는데 사흘 만에 백로그가 비어 버립니다. 사용자 스토리를 사람이 쓰고 태스크로 쪼개는 데 드는 시간이 구현 시간보다 깁니다. 왜 이럴까요? 애자일과 스크럼은 사람이 만드는 속도에 맞춰 설계된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실행 주체가 바뀌었는데 리듬은 그대로라 어긋납니다.
AWS 의 Principal Solutions Architect Raja SP 가 2025년 7월 31일 AWS DevOps 블로그에 낸 AI-DLC 는 이 어긋남을 고치려는 시도입니다. 이름부터 SDLC(소프트웨어 개발 수명 주기)에 AI 를 붙였습니다. AI 를 중심 협업자로 놓고 사람은 감독·결정을 맡는다는 게 출발점입니다.
AI 가 묻고 사람이 답하는 사이클
AI-DLC 의 작동 원리는 그림 하나로 요약됩니다.

보라색이 AI 의 일, 주황색이 사람의 일입니다. AI 가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맥락을 질문합니다. 사람이 답하면 그제야 구현합니다. Claude Code 문서가 권하는 "탐색 → 계획 → 구현" 과 같은 결이지만 AI-DLC 는 질문 단계를 명시적으로 박아 둔 점이 다릅니다. 사람이 처음부터 완벽한 스펙을 쓰는 대신 AI 가 빈칸을 찾아 묻게 합니다. Anthropic 의 Claude Code 문서가 권하는 "에이전트가 사람을 인터뷰하게 하라"는 조언과 정확히 같은 방향입니다.
Inception·Construction·Operations 세 단계
이 사이클을 수명 주기 전체에 펼치면 세 단계가 됩니다.

- Inception — AI 가 비즈니스 의도를 요구사항·사용자 스토리·작업 단위로 바꿉니다. 기존 코드에서 맥락을 먼저 뽑습니다. 이 과정을 팀 전체가 한자리에서 검증하는 걸 Mob Elaboration 이라고 부릅니다.
- Construction — AI 가 도메인 모델과 아키텍처 컴포넌트를 제안하고 코드와 테스트를 만듭니다. 팀이 실시간으로 기술적 판단을 보태는 Mob Construction 입니다.
- Operation — AI 가 앞 단계에서 쌓인 맥락으로 배포 파이프라인과 IaC 를 만들고 사람이 승인해 배포합니다.
애자일 용어도 바뀝니다. 에픽은 작업 단위(Unit of Work) 가 되고 스프린트는 볼트(Bolt) 가 됩니다. 볼트는 시간·일 단위의 짧고 강한 작업 사이클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름만 바꾼 것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 차이는 리듬에 있었습니다. 2주 단위로 계획하면 AI 가 만든 산출물을 검토하는 사람 쪽 시간이 병목이 됩니다. 볼트는 그 검토를 매일 작게 나누는 장치입니다.
애자일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애자일·스크럼 | AI-DLC | |
|---|---|---|
| 중심 | 사람 팀 | AI + 사람 감독 |
| 작업 주기 | 스프린트(1~4주) | 볼트(시간~일) |
| 요구사항 | 사람이 스토리 작성 | AI 가 의도에서 생성, 팀이 검증 |
| 산출물 | 사람이 구현 | AI 가 계획·코드·테스트·IaC 생성 |
| 회의 | 스탠드업·회고 | Mob Elaboration·Mob Construction |
| 사람 역할 | 구현자 | 검증자·결정자 |
방법론에서 실행 가능한 규칙으로
백서만 있으면 방법론에 그칩니다. AWS 는 2025년 11월에 이를 에이전트가 읽는 마크다운 규칙 파일로 오픈소스화했습니다. awslabs/aidlc-workflows 저장소입니다. 2026년 9월 현재 GitHub Star 4,600개, 기여자 61명, 최신 릴리스 2.9.0 입니다.
2.x 버전의 구조가 흥미롭습니다. "하네스 중립 코어 하나"를 두고 Claude Code·Kiro CLI·Kiro IDE·Codex CLI·Cursor·opencode·GitHub Copilot 에 어댑터로 붙입니다. 전체 워크플로는 5개 단계·33개 스테이지로 나뉘고 스테이지 사이에 사람 승인 게이트가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99종의 이벤트로 감사 추적에 남습니다. 도메인 전문가 11개, 리뷰어 2개, 조합기 1개로 구성된 에이전트 14개가 역할을 나눠 맡습니다. 역할별 서브에이전트 패턴을 방법론 수준에서 미리 짜 둔 구조입니다.
설치는 셸 한 줄입니다. 저장소 README 는 "AI-DLC 는 도구가 아니라 방법론"이라 IDE·에이전트·모델을 가리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스펙 주도 IDE 인 Kiro 가 AWS 제품이라 AI-DLC 와 궁합이 맞게 설계됐지만 Claude Code 에서도 같은 규칙이 돕니다.
"10배"는 어디까지 믿을까
AI-DLC 를 소개하는 자료에는 10배, 10~15배 생산성 같은 숫자가 따라다닙니다. 이 수치는 AWS 쪽 발표와 고객 사례에서 나온 주장이고 METR 의 무작위 대조 실험이나 Microsoft 의 배포 연구 같은 통제된 측정은 아닙니다. DORA 가 2026년 ROI 보고서에서 전제로 깐 J 커브를 떠올리면 방법론을 바꾼 직후에는 오히려 느려지는 구간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AI-DLC 를 볼 때는 배수보다 구조를 봐야 합니다. 질문을 앞당기는 것, 승인 게이트를 명시하는 것, 작업 주기를 줄이는 것 세 가지는 어느 팀이 써도 손해가 없는 장치입니다.
AI-DLC 의 위치
에이전트 한 번의 작업 루프가 "한 작업" 단위였다면 AI-DLC 는 그 루프를 팀의 수명 주기 전체로 확장한 틀입니다. AI-DLC 를 그대로 도입하지 않더라도 이 틀을 머리에 두면 스펙·컨텍스트·MCP 같은 도구들이 수명 주기의 어느 칸을 채우는지 알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Inception 단계의 핵심인 스펙 주도 개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