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특화 AI 에이전트로 매출 100억, 50개국 진출. 인핸스 이승현 창업자는 EO 인터뷰에서 그 핵심으로 LLM이 아니라 온톨로지를 짚었습니다. 도메인 지식을 지식 그래프로 정리해 에이전트 위에 깔자, 그제야 에이전트가 안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승현은 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시작해 인사·AI·디자인 부서를 차례로 거친 뒤 인핸스(Enhans)를 창업한 사람입니다.

어린 시절 영화 Her를 보고 인공지능에 빠져든 게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인핸스는 산업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공급하는 회사로, 최근 매출이 100억 원에 가깝고 에이전트들이 50개국 이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4월 13일 EO 채널이 공개한 인터뷰 영상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동화 첫 시도는 "사입삼촌"에 막혔다
창업 초기인 2021년에 인핸스가 잡은 첫 프로젝트는 중국 공장에서 한국 창고까지 이어지는 도매 물류 자동화였습니다. 화면에서 상품을 클릭 한 번 하면 모든 단계가 알아서 돌아가는 그림이었죠.
기술은 동작했는데 사람들이 안 썼습니다. 이승현은 직접 남대문 도매상가를 매주 찾아갔다고 합니다. 한 사장님이 결국 이유를 알려 줬습니다 — 중국에 "사입삼촌"이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은 품절이 나면 한국에서라도 물건을 구해 오고, 비슷한 대체품을 어떻게든 찾아 주는 일까지 한다는 겁니다. 가격이 더 싸다는 것만으로는 그 관계를 깰 수 없었습니다.
이론적인 단가 비교가 아니라 업무 전체 프로세스와 그 안의 암묵지를 이해해야 산업에 실제 플러스가 된다 — 이승현은 이 프로젝트에서 그 감각을 얻었다고 회고합니다.
광고 자동화에서 깨달은 커스터마이징 문제
다음에 만든 광고 자동화 도구는 사장님 한 분에게는 완벽했지만, 다른 사장님들은 "나는 이런 방식으로 안 팔아요"라며 외면했습니다. 커머스에서 가격·정산·CS·광고는 기업마다 조금씩 결이 다른데, 한 회사의 방식을 다른 회사에 그대로 들이밀 수 없었던 거죠.
여기서 인핸스의 방향이 잡힙니다. 각 기업의 워크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그 위에서 에이전트가 동작하는 구조. 한 회사가 "우리는 A 방식으로 일해요"라고 하면 그 방식이 에이전트에 빠르게 적용되는 시스템. 다만 기업마다 다 다른 정의를 사람이 한 땀씩 옮기려니 시간이 끝없이 들었습니다.
답은 삼성 연구소에서 다루던 온톨로지였다

해결의 단서는 의외로 옛 경력에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연구소 시절, 이승현이 배치받은 팀의 주제가 정확히 knowledge graph 온톨로지 구축이었습니다.
온톨로지는 1980년대 팀 버너스리가 월드 와이드 웹과 함께 정리한 개념입니다. 세상에 어떤 존재가 있고, A와 B는 어떤 관계로 묶이는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지식책으로 적어 두는 일이죠. 이승현은 한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인핸스는 2024년 말부터 온톨로지 구축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습니다. 핵심은 도메인 전문가의 지식, 특히 암묵지를 어떻게 끌어내 정리하느냐였습니다. 사람이 체계적으로 적어 내려가는 게 너무 오래 걸려서, 사람이 지식을 쏟아내면 AI가 받아서 빠르게 온톨로지로 체계화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온톨로지가 깔리고 나서야 에이전트가 비로소 안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효용이 분명해지자 도메인이 자연스럽게 늘었고, 커머스·리테일을 넘어 제조·금융·법무까지 확장됐습니다.
알파고 10년, 대결에서 협업으로
이승현은 2026년 3월 9일,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 이세돌 9단과 함께 행사를 열었다고 합니다. 10년 전 인공지능과 사람이 마주 앉아 둔 자리가 대결이었다면, 지금은 의도를 알아채고 실행을 대신해 주는 협업의 자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거죠.
기업이 앞으로 에이전트를 제대로 굴리려면 점검할 게 명확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어떤 문제를 에이전트로 풀고 싶은가, 거기에 쓸 데이터가 충분히 있는가, 없다면 어떻게 쌓을 것인가, 흩어진 정보를 연결할 수 있는가. 이 네 가지를 가장 먼저 들여다보라는 조언입니다.
인핸스의 목표는 "AI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운영체제 기업"이라고 합니다. 한국 기업이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